뭐가보이나~?

연기

Anchor Briefing

앵커브리핑... 20141201





오늘(1일) <앵커브리핑>이 주목한 단어는 '연기'입니다.

정국이 이른바 '정윤회 문건' 공방으로 온통 뒤덮였습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느냐" 이런 속담이 있긴 합니다만 의혹만 자욱했던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진 겁니다.

몽글몽글 불어나고 있는 각종 소문들에 대해 대통령은 '엄단' 지시를 내렸죠.

"국기문란행위다. 기초적인 사실 확인조차 없이 의혹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청와대는 사건을 첫 보도한 언론사를 고소했습니다. '기초적인 확인조차 없었다'라고도 지적했습니다. 

마치 연기처럼…실체가 없는 소문이란 주장입니다.

그런데 오늘 알려진 내용들을 살펴보면 의혹은 더 모락모락 피어나는 것 같아 보입니다.

우선 의혹의 당사자 정씨가 입을 열었습니다. 

"2007년, 정치인 박근혜의 10년 비서실장을 그만둔 이래 나는 7년간 야인으로 살고 있다"

그는 싸구려 음모론에 나라가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런 말을 했더군요.

"대통령을 11년간 보좌하면서 (정윤회 씨를) 한 번도 본적이 없다"

2004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비서실장을 지냈던 진영 의원조차 "비서실장이 된 다음 수소문해봤는데 아는 사람이 없더라" 이런 말을 전합니다.

다시 말해 정윤회 씨 본인이 말한 활동중단 시점은 2007년인데,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해온 다른 측근들은 2007년 훨씬 이전부터 '전혀 그를 보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이쯤 되면 정윤회 씨가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친박 의원들이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아니면 정 씨가 정말 실체 없는 연기 같은 존재인지. 좀 헛갈리기 시작합니다.

그 외에도…자고 나면 쏟아지는 매캐한 소문 속에서 선출 권력의 권위를 상징하는 청와대는 본의 아니게 굴뚝이 됐습니다.

악사주천리(惡事走千里)

중국 송나라에서 유래한 말로 나쁜 일은 천리를 달린다는 의미입니다.

좋은 일보다도 나쁜 일은 더 빨리, 더 멀리 가는 것이 인간사겠지요. 송나라 때도 아닌 요즘 같은 세상에서야 천리가 아닌 만 리가 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오늘의 주목단어 '연기'…맡고 나니. 좀 어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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